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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바라보다 문득 상상은 메소포타미아로 향한다. 9세기 아바스 왕조 시대에 세워진 사마라 대모스크에는 높이 약 52미터의 나선형 첨탑, 말위야가 있다. 기도 시간을 알리기 위해 나선형 길을 따라 첨탑을 오르는 성직자를 떠올려본다. 사막의 새벽과 저녁, 어스름 속에서 별을 올려다보며 그 길을 걷는 모습이 로맨틱하다가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곧 아찔해졌다.
말위야를 바벨탑의 발견으로 오인한 유럽인들은 이를 르네상스 바벨탑을 연상키는 그림의 원형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착각은 신의 권능에 도전하며 마천루를 쌓았던 인간들이 벌을 받아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흩어졌다는 구약의 이야기와 거대한 지구라트의 역사적 실체를 찾고자 했던 시도의 일부이기도 하겠지. 나선형으로 이어지는 미술관의 동선과 그 중심에 선 텔레비전 탑을 따라가며, 나도 말위야에 오른 듯한 기분을 만끽해 본다. 성직자와 같이 나선형 길을 따라 오르니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옥상정원은 천국이었다. 〈다다익선〉이다.
한국 문학이 세계의 독자와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문화만의 고유한 결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그 안에 세계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질문과 갈등이 담겨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낯선 언어와 문화의 문학을 읽는 일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의 시선으로 우리 자신과 인류를 다시 바라보는 여정일 수 있다.
양초의 서재는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세계의 한 축으로서, 흔히 ‘중동’이라 불리는 지역의 문학과 이야기에 주목한다.
2026년 문을 연 양초의 서재는 한국어·튀르키예어·아랍어 번역으로 〈다다익선〉의 꿈을 실현해보고자 한다.
또한, 한국 문학이 튀르키예어권과 아랍어권 독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해외 출판사를 찾고 번역가와 출판사를 연결하는 업무도 하고 있다.
우리 출판사는 인류학적 관점에서 번역과 편집 과정도 꼼꼼히 살펴, 한 권의 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사이를 건너가는 가교가 되고자 한다.
WHO WE ARE
Editor-in-chief Translator
Swan Cho
Turkish Literature Specialist
Tayfun Kartav